김우용 기자 yong2@zdnet.co.kr 2011.12.28 / AM 11:33 한국후지쯔서버x86프라이머지클라우드가상화

“3년 후 한국 x86서버 시장점유율 20%를 먹을 것이다. 모든 조건은 갖춰졌다. HP, 델, IBM의 구도를 무너뜨리겠다.” 

 

이영환 한국후지쯔 프로덕트전략본부장(이사)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x86서버시장의 1강 2중 구도를 2년 안에 깨뜨리겠다는 계획은 의외였다. 

 

이영환 이사는 “내년 최소한 10%는 넘길 것으로 본다”라며 “이후 15%에 도달한 후 2014년 20%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구체적인 목표 시점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4분기까지 합치면 올해 7천~8천대 가량을 판매해 1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후지쯔는 최근 한국IDC가 발표한 3분기 서버시장 보고서 x86항목에서 5.7%의 점유율(판매대수 기준)로 4위에 올랐다. 3위인 한국IBM의 점유율 14.4%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인다. 1위 HP와는 9배의 격차다. 

 

전년동기와 비교해도 점유율은 0.8% 많아졌을 뿐이다. 하지만, 한국후지쯔는 3분기 성적표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 이영환 한국후지쯔 프로덕트전략본부장

3년 준비 후 새출발, 곧바로 나타난 성과

 

이 회사는 최근까지 시장점유율 5%를 넘지 못했다. 항상 4%선에 정체됐고, 매분기마다 1천대 내외를 오가는 판매량을 보였다. 그러던 중 후지쯔는 지난 8월 x86서버 사업을 재정비했다. 본사에서 x86서버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을 신설한 것이다. 

 

이 이사는 “2~3년 전부터 x86서버를 후지쯔 본사차원에서 치밀하게 준비했다”라며 “x86이 시장의 주류란 결론을 내리고 올해 8월 독일에 x86서버를 위한 글로벌 헤드쿼터를 설치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조직은 x86에 대한 투자, 연구개발, 세일즈 정책지원 등을 담당하며, 사업을 지휘하는데, 그 성과가 4개월 동안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밝힌 성과란 물량증가 뒤에 숨겨진 새로운 레퍼런스다. 

 

x86서버의 가장 큰 시장은 포털, 통신사다.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통신·미디어 시장을 잡지 못하면 x86서버사업을 성장시킬 수 없다. 그동안 한국후지쯔의 고객은 유통업계에 편중됐다. 3분기 한국후지쯔는 호스팅업체와 대기업, 군기관 등에 처음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성과를 얻었다. 통신·미디어시장 진입의 물꼬를 튼 것이다. 

 

이 이사는 “최소 10%를 넘긴다는 게 원래 1위였던 유통시장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올해 마련한 통신시장 발판삼아 고객을 늘려가면 되기 때문”이라며 “한국후지쯔가 내년 10%를 돌파하면 업계에 상당한 화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x86시장 확대와, 기술력, 탄탄한 본사 지원

 

그는 시장 환경이 한국후지쯔에게 매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근거는 클라우드·가상화, 유닉스와 x86의 역전현상 등이다. 

 

그는 “이제 한국시장도 유닉스와 x86의 비중이 비슷해졌고, 5년 안에 유닉스가 메인프레임과 비슷한 길을 걸어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클라우드가 활발해지면서 x86 중심으로 시장이 크게 바뀌는 시기에 x86 투자를 단행한 시점이 맞아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한국후지쯔 자체의 경쟁력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제품 기술력, 글로벌 협력, 가격 등이 근원이다.

 

후지쯔의 x86서버 제품은 프라이머지(Primergey)다. 원천(Prime)과 에너지(Energy)의 합성어로 랙형(RX), 블레이드형(BX), 타워형(TX)과, 클라우드 특화 제품(CX) 등이 있다. 

 

▲ 후지쯔 프라이머지 RX600 S5

프라이머지 서버의 특징은 공기의 흐름이다. 바람구멍을 전후면 모두에 배치해 공기 흐름을 쉽게 했고, 기판의 주요 부품 배치를 HDD, 메모리, CPU 순으로 구성했다. 

 

이 이사는 “서버 장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HDD의 발열을 줄이는 효과를 발휘하며, 장애율을 10배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라며 “이런 작은 차이가 제품 전체 성능에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후지쯔 제품을 써본 고객이 놀라는 게 장애율이 거의 없다는 점”이라며 “세계적으로 3곳만 남은 유닉스CPU 제조사로서, 이같은 R&D 경쟁력이 x86 제품 설계외 최적화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텔, VM웨어, 레드햇 등 파트너 우호관계도 공고하고, 본사 차원의 가격 경쟁력 유지 지원도 탄탄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객이 원하는 부품별로 맞춤화해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HP나 IBM이 자사 제품의 스펙을 변경할 수 없는 데 반해, 후지쯔는 CPU, 메모리, HDD 등을 고객 기호에 맞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글로벌 협력을 다방면으로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본사 차원의 글로벌 협력과 함께, 한국지사와 본사 간 협력에 차별점을 뒀다. 

 

그는 “일본기업인 만큼 본사와 한국지사의 정보공유가 어느 외국계 서버업체보다 활발하고 빠르다”라며 “본사가 한국시장을 글로벌 사업으로 가는 테스트베드로 삼고 있어, 한국시장 성공에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후지쯔는 일단, 1위 사업자인 한국HP보다 델코리아와 한국IBM을 공략 목표로 삼았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HDD 수급부족으로 서버제품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혼란기를 틈타 치고 올라가겠다는 계산이다. 

 

이 이사는 “새해는 서버업계에게 중요한 포인트일 것”이라며 “각 서버업체의 유닉스 CPU 로드맵이 내년을 분기점으로 하고 있고, 리눅스 기반으로 시범 운영될 한국거래소(KRX)의 차세대 시스템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x86시장이 더 빠르게 확대될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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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용 기자 yong2@zdnet.co.kr 2011.12.21 / PM 03:53 HP유닉스슈퍼돔x86서버오디세이


지난달 HP는 유닉스와 x86을 하나의 그릇에 담겠다고 선언했다. 오디세이 프로젝트다. 점점 줄어드는 유닉스 서버수요에 x86서버로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오디세이 프로젝트는 HP의 블레이드시스템 아키텍처에 기반해 유닉스 서버와 x86서버를 모두 단일 머신에 집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유닉스는 HP 슈퍼돔, 인테그리티(Integrity)서버, 논스톱(NonStop)시스템과, HP-UX 및 오픈VMS 운영체제를 모두 포함한다. x86은 프로라이언트와 MS 윈도, 리눅스 등의 OS를 포함한다. HP는 슈퍼돔2 인클로저와 프로라이언트용 C클래스 인클로저를 유닉스와 x86 모두 장착가능하도록 만들게 된다. 

 

이 프로젝트의 본질은 유닉스를 중심에 두고 x86을 주변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x86은 유닉스의 성공을 위해 거들 뿐이다. 유닉스 중심의 천하관(天下觀)이라 할 만하다. 

 

천하란 황제와 신하, 황제국과 속국의 동심원 관계를 밑그림으로 한다. HP의 전략은 유닉스란 황제국을 중심으로 두고 그 변방을 x86으로 둘러싸는 그림이다.

 

▲ HP는 오디세이 프로젝트를 통해 유닉스 시장 수호에 나섰다. x86을 유닉스 시장에 끌어들이면서 여전히 유닉스를 중심에 둔 모습이다.

■“미션크리티컬의 확장” 그 의미는...

 

HP는 오디세이 프로젝트를 ‘미션 크리티컬의 확장’이라고 표현했다. 이 프로젝트의 산물은 ERP, 데이터베이스(DB), 코어뱅킹 등 계정계 업무를 유닉스 환경으로, 이메일과 같은 일상 업무를 x86 환경으로 구성할 때 하드웨어 플랫폼을 단일화한다. 

 

OS를 통합한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인텔 제온기반 x86 프로세서에 HP-UX를 설치할 수 없고, 슈퍼돔2에 리눅스를 설치할 수 없다. 다만 워크로드 매니지먼트를 통합하고, 유닉스머신에서 제공하는 안정성 관련 기능과 서비스를 x86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전인호 HP APJ BCS총괄 부사장은 “오디세이는 HP가 1994년경 클라이언트 서버로 오픈 시스템을 발표했던 것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이라 보면 된다”라며 “메인프레임으로 돌아가려는 오라클이나 IBM과 달리 오픈 시스템의 구성원들을 규합해 시장에 대안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디세이를 통해 고객은 어떤 OS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미션크리티컬한 서포트를 받을 수 있다”며 “또한, 독립소프트웨어개발사(ISV)는 리눅스, 윈도 애플리케이션의 아이태니엄 포팅작업을 하지 않게 되니, 훨씬 많은 솔루션이 단일 플랫폼에서 돌아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IT관리자는 유닉스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x86에 대한 안정성과 가용성을 확보하게 된다. 중심은 여전히 유닉스다. x86은 기업 IT환경의 부수적 역할을 유지한다. 이같은 HP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유닉스에서 x86환경으로 다운사이징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셈이다. 

 

전 부사장은 “무수히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단일 플랫폼에서 사용하고 시스템 관리포인트도 단순화한다”면서 “상면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이기종 시스템을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없어진다”라고 혜택을 강조했다. 

 

유닉스에서 x86으로 전면 교체할 게 아니라, x86 블레이드만 몇개 더 구매해 슈퍼돔2 인클로저에 끼우란 의미다. 

 

오디세이 프로젝트로 나오게 될 하드웨어 제품은 두가지다. x86 인클로저인 C클래스에 아이태니엄 기반 블레이드를 장착할 수 있는 히드라링스, 유닉스인 슈퍼돔2 인클로저에 제온 기반 블레이드를 장착할 수 있는 드래곤호크다. 

 

■x86은 유닉스를 돋보이게 만드는 수단 

 

HP는 x86서버와 유닉스 서버 모두 판매하는 회사다. 그러나 매출기여도는 유닉스가 더 높다. 서비스 가격도 유닉스가 훨씬 고액이기 때문에, x86보다 유닉스를 파는 게 HP로선 이득이다. 

 

하지만 한국증권거래소(KRX)가 거래시스템을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바꾸기로 결정하는 등 세계적으로 유닉스 고객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서버란 큰 범주로 볼 때 판매량은 늘지만, 매출은 줄어드는 현상은 HP에게 결코 반갑지 않다. 이를 위해서 업무 성격에 따라 운영체제를 구분하면서도, 워크로드 관리를 단일화하는 전략이 고안된 것이다. 

 

전인호 부사장은 “미션크리티컬 영역은 SLA 때문에 안정성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클라우드에 채택되기 어려웠다”라며 유닉스 서버의 존재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미션크리티컬 시장은 플랫폼이 명확히 나뉘다보니 자원활용도가 낮은 상태에서도 신규앱을 위한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는 투자비용부담을 야기한다”라며 “또한 전체 서비스 구축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 촌각을 다투는 경쟁에 뒤처지는 단초를 제공한다”라고 통합 플랫폼의 의미를 강조했다. 

 

x86이 유닉스의 존재이유를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애플리케이션이다. 1만4천개 정도의 HP 유닉스 기반 애플리케이션에 x86기반의 혁신적인 SW가 슈퍼돔2란 플랫폼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슈퍼돔2를 구매한 고객은 과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얻게 된다. 

 

전 부사장은 “오디세이를 통해 x86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라며 “오픈소스는 더 혁신적인 솔루션을 x86에서 더 많이, 더 빨리 만들어내지만 책임지는 곳이 없다는 점 때문에 미션크리티컬 영역에 들어가지 못했었다”라고 설명했다. 

 

HP의 의도대로 고객이 움직인다면, 드래곤호크가 히드라링스보다 많이 판매될 것이다. 하지만 x86에 더 많이 투자하는 고객의 선택은 히드라링스의 판매를 늘리게 될 것이다. 진정한 블레이드 플랫폼 간 내부 전쟁이 더 치열해진 것이다. 

 

일단, HP는 유닉스와 x86이란 두 플랫폼을 하나로 묶었다. 여전히 x86 가상화 환경과 유닉스 가상화 환경의 통합 등 의문점은 남아 있다. 실제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 탓이다. HP는 내년부터 서비스가드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제품을 발표할 계획이다. HP가 꿈꾸는 유닉스 천하를 고객이 만들어줄 지는 내년에 가시화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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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용 기자 yong2@zdnet.co.kr 2011.12.23 / AM 08:34 2011결산클라우드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가상화VDI


‘마침내 뚜껑이 열렸다. 하지만 금괴는 없었다’ 

 

올해는 클라우드 컴퓨팅 대중화의 원년이었다. 수년간 IT종사자 사이에 회자되면서도 실제 확산은 느렸던 클라우드는 올해 일반인의 뇌리까지 각인됐다. 

 

국내 기업시장의 클라우드 이해를 높인 공은 KT였고, 개인 사용자의 이해를 높인 공은 애플에 있었다. KT는 올해부터 유클라우드를 통해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했다. 애플은 6월 아이클라우드를 발표했다. 이슈의 중심에선 애플이 클라우드를 시작하면서 불명확했던 클라우드의 개념이 전보다 확실해졌다. 클라우드란 상자의 뚜껑이 비로소 열린 것이다. 

 

IT 인프라 솔루션업체들이 비로소 클라우드의 덕을 보는가 싶었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 업체들은 클라우드를 연신 외쳐댔고, 기업체의 클라우드 도입계획 구체화도 확실히 늘어났다. 클라우드 구축 프로젝트는 어느때보다 뜨거운 경쟁이 벌어졌다.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 하드웨어 업체의 표정은 조금씩 다르다. 실제 매출과 수익에서 재미를 본 기업이 드문 탓이다. 

 


■의외의 현상, 가상 데스크톱(VDI) 인기 대폭발 

 

미국을 비롯한 해외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은 서버 가상화에서 시작된다.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엔드유저 컴퓨팅은 인프라의 클라우드화 완료 후 도입하는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다. 

 

국내는 세계 어느곳보다 뜨거운 VDI 시장이었다. 서버 가상화보다 VDI 열풍이 먼저 불었다. 작년부터 조짐을 보이더니 올해 들어 급속히 확산됐다. 

 

특이한 점은 VDI만을 위한 가상화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한다는 점이다. 기존 인프라를 가상화해 활용하기보다,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인프라를 새로 만드는 형태다. 

 

▲ KT는 클라우드 기반 VDI 서비스인 ‘유클라우드 VDI’를 출시했다.

이같은 현상 속에서 시트릭스시스템스가 가장 두드러졌다. 클라우드 열풍 속에서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만 웅진, 풀무원, 두산 등 대기업들이 VDI 솔루션으로 시트릭스를 선정했다. VDI는 시트릭스와 같았다. 

 

그 속에서 VM웨어도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서버가상화를 사용해오던 중 VDI를 추가로 구축하는 기업들에게 선택받았다. 미래에셋생명으로 서버가상화와 VDI를 함께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다. 

 

시트릭스와 VM웨어를 제외하고 VDI 솔루션으로 매출을 끌어올린 기업은 없다. 국내기업들 일부가 공공시장에서 약간의 성과를 냈을 뿐이었다. 

 

■가상화-클라우드-VDI, 스토리지만 웃다 

 

가상화, 클라우드, VDI로 이어지는 시장 움직임에 스토리지업체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국EMC, 한국넷앱, 델코리아 등이 VDI에 투입되는 스토리지 공급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클라우드는 서버, 스토리지 등의 인프라를 데이터센터에 집중시켜 가상화한 후 사용자가 인터넷을 통해 원격으로 접속하는 형태다. 서버는 인프라 효율성과 비용절감이란 이슈 탓에 증설이 제한적이다. 남은 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거나, 저가의 x86서버를 대량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스토리지는 정반대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도 늘어나므로 대용량 스토리지 증설이 필수적이다. 기업들은 서버 구입 비용을 줄이고, 스토리지 구입비용을 늘리는 방법으로 IT예산을 활용했다. 

 

▲ 삼성SDS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VDI는 이런 상황을 더 부추긴다. VDI 사용자가 생성하는 업무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설치용량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EMC는 국내 VDI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4배 성장한 2천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사용자 규모도 1천~1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과 사용자 규모의 확대가 스토리지 용량 증설로 이어진 것은 물론이다. 

 

■'유닉스에서 x86으로' 서버 업체의 고민 

 

한국IDC가 최근 발표한 2011년 3분기 서버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서버시장에서 하이엔드 서버와 미드레인지 이하 서버의 비중은 5.5:4.5 수준이다. 하이엔드 서버는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서버를 포함하며, 미드레인지 이하는 로엔드 유닉스 일부와 8소켓 이하 x86서버를 포함한다. 

 

메인프레임을 제외하면 유닉스와 x86의 비중은 5 대 5 수준으로 거의 동일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1년전만 해도 7:3, 혹은 6:4를 이뤘던 것을 감안하면 x86시장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 볼 때 고가 서버의 판매가 줄어들면서, 시장 전체 매출규모의 축소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저가 x86서버의 판매량은 늘어나 시장 전체 판매대수는 더 증가했다. 

 

3분기 국내 서버 출하대수는 3만46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그럼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하며 2천528억원 규모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x86 서버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한국IDC 김용현 선임연구원은 “3분기 국내 서버 시장은 대형 프로젝트가 줄어들면서 유닉스 서버 시장이 크게 감소했고, x86 서버 시장은 통신·미디어 시장을 중심으로 노후 서버 교체 및 클라우드 부문에 공급이 증가하면서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x86 서버 시장의 강세는 클라우드가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유닉스 서버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한국IBM이 피해를 봤다. KT가 x86서버로 구성된 클라우드를 이끄는 등 시장 전반에서 유닉스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메인프레임은 BC카드 차세대 프로젝트의 백지화로 부활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HP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슈퍼돔2 등 유닉스사업이 꾸준히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한국IBM과 격차를 좁혔고, 클라우드 활성화 속에서 x86서버 사업도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클라우드란 시야로 보면 큰 이익을 남기지는 못했다. 

 

전인호 HP APJ BCS총괄 부사장은 “사실 올해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큰 돈을 벌지 못했다”라며 “다만, 한국의 대규모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HP 플랫폼이 다 들어갔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인에이블러로서 기여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혼돈 속에서 고객 피로현상 

 

클라우드는 분명 올해를 달궜던 이슈임에 분명하다. 그동안 개념조차 혼란스러워했던 기업 IT관리자들이 클라우드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에 이르렀고, 조금씩 프로젝트와 관련된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은 클라우드에 대한 고객의 피로도를 지적하고 있다. 지난 3년여의 시간동안 각 IT업체마다 클라우드를 다르게 정의해 개념 혼란을 줬고, 혼란에 빠진 고객들이 클라우드의 실효성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 방향(자료:한국EMC)

이효 VM웨어코리아 이사는 “고객 입장에서 같은 얘기를 다른 언어로 얘기하면 상관없지만, 전혀 실제와 동떨어진 형태의 클라우드 메시지를 던지니 헷갈려한다”라며 “혼돈 속에 계속 있다보니 학습에 대한 피곤함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클라우드의 혜택이 도입 후 곧바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 기업들과 IT업체들이 가장 주목했던 클라우드의 혜택이 비용절감이었지만, 클라우드의 비용절감 효과는 3년 이후에나 나타난다. 자동화와 셀프서비스 등으로 IT 인프라 유지보수 비용을 줄여나가기 때문이다. 인프라 구축비용은 전과 다르지 않으며, 초기 시행착오에 따른 추가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VDI가 먼저 활성화된 것도 이와 연관된다. VDI의 경우 비용절감보다 정보유출 방지와 중앙집중식 관리로 인한 효율화 등이 더 강조된다. 이는 VDI 구축 완료 후 곧바로 실제 운영을 통해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IT업계는 국내 VDI 환경의 이른 도입에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서버 가상화의 성숙도가 일정 수준에 이른 뒤, 자동화·셀프서비스 등을 구현하는 매니지먼트 솔루션을 도입하는 인프라 클라우드가 우선돼야 진정한 탄력적 IT환경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반이 있어야 VDI 역시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하지만, 조금씩 클라우드에 대한 이해가 성숙하면서 그에 따른 접근방법도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은 VDI와 인프라 클라우드의 동반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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