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를 놓고 오픈소스 단체인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ASF)과 오라클간 갈등이 불거졌다.

 

아파치재단은 9일(현지시간) 오라클을 겨냥해 자바 커뮤니티 계약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는 성명을 내고, 입장이 수용되지 않으면 커뮤니티를 떠나겠다고 경고했다. 아파치재단은 설명을 통해 자바 기술호환성 키트(JCK) 라이선스에 걸린 사용범위 제한이 부당하니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파치재단은 또 자바 커뮤니티 프로세스(JCP) 참여 회원사들에게 오라클이 JCK에 걸어둔 사용범위 제한 규정을 유지할 것인지 표결하자"고 제안했다. JCP는 자바 기술 규격을 개발, 변경할 수 있는 공식 절차다. 

 

JCK사용범위 제한이란, 자바 스탠더드 에디션(SE)을 모바일 용도로 쓸 수 없게한 썬(과 오라클)의 특허 라이선스 조항을 가리킨다. 자바SE를 사용하려는 기업이 라이선스를 얻으려면 JCK를 통해 호환성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SE용 기술호환성 키트 라이선스에는 모바일 활용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얼핏 보면 오라클이 법정으로 끌어들인 구글을 장외 지원하는 모양새지만, 실은 양사 갈등이야말로 지난 2007년부터 자바의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두고 이어진 썬과 아파치재단간 갈등의 연장선상에 있다.

 

■썬 '자바 SE' vs. '아파치 하모니'→ 오라클 vs. 구글 

 

썬의 자바 플랫폼은 일반 개인과 기업 환경 개발을 위한 SE, 모바일을 위한 '모바일 에디션(ME)', 대기업 환경을 위한 '엔터프라이즈 에디션(EE)'으로 구분한다. 썬은 3개 에디션 가운데 지난 2007년 SE버전만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모바일용으로는 쓰지 말라는 규정을 덧붙였다. 모바일 영역에 대해 상업적인 자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치재단은 지난 2007년 썬이 SE버전만 오픈소스로 전환하면서 나머지 영역에 대한 JCK 라이선스 영역을 제한하는 이유를 밝히든지 해당 조항을 없애라고 요구해왔는데, 썬은 오라클에 인수될 때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썬을 인수한 오라클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오라클은 지난 8월 안드로이드가 자바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구글을 고소했다. 구글이 썬의 자바SE 코드를 모바일에 썼고, 이는 자바 특허 라이선스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구글은 지난달 오라클과 소송을 진행하며, 썬의 자바 코드가 아니라 아파치재단의 하모니 임플리멘테이션 서브셋을 사용했다는 내용을 담은 반박 자료를 보냈다. 또 아파치재단이 자바 기술호환성키트(JCK) 라이선스를 취득하기위해 노력했지만 썬이 이를 기각했다고 주장했다. 

 

아파치재단 역시 성명을 통해 "(썬을 인수한) 오라클이 이용약관상 자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나 오픈소스와 맞지 않는 JCK만을 제공하면서, JCP 규정에 명시된 계약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바SE에서 모바일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것 자체가 JCP 규정에 위배된다고 보는 것이다. 

 

■아파치 재단 'JCP 탈퇴' 초강수? 

 

아파치재단은 JCP 규정을 오라클이 계속 따르지 않을 경우, 자바SE 7 버전에 대한 자바 규격 요청서(JSR)를 표결에 부침으로써 썬(과 오라클)의 정책에 대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바에 대한 라이선스 제약이 계속될 경우 JCP를 탈퇴할 수도 있다는 강수를 뒀다. 

 

JSR은 새로운 규격을 제안하거나 기존 스펙을 대폭 수정하기 위해 JCP 회원사들이 제출하는 문서다. 자바 플랫폼 개발속도는 지금도 많이 늦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이런 조치가 오라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IT미디어 IDG의 조브 잭슨은 "아파치재단이 JCP EC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해 오라클이 지속하려는 자바 특허 사용 제한을 포기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아파치재단의 배짱(?)은 지난달 JCP 집행위원회(EC) 선출 결과에서 나온다. 

 

아파치재단은 지난달 투표한 회원사 95%가 찬성한 표결을 통해 JCP 집행위원회(EC) 자격을 3년 연장받았다. JCP EC는 주요 관련업체와 커뮤니티 내부 회원사를 대표해 자바 스펙, 레퍼런스 구현, 호환성 검사툴 개발을 담당하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아파치재단 공동설립자인 짐 자기엘스키 사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집행위원회가 (커뮤니티 규정에 명시된) 권한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왜 우리가 법률의 규정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조직(오라클)에 남아있어야 하냐"며 "이는 자바 커뮤니티를 하찮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회원사들은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든 말든 오라클이 원하는대로 끌려다닐 것이다"고 말했다. 

 

변수는 또 있다. 아파치재단과 함께 아파치 하모니의 최대 우군이었던 IBM이 최근 오라클 오픈JDK 프로젝트 지원에 더 힘을 싣는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자이엘스키 사장은 "IBM은 특허사용분야에 대해 아파치의 최대 지지자였지만 이제 오픈JDK 로 옮겼으니 적어도 IBM은 자바7에 대한 의결시 오라클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 2010.11.11 / PM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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